
봄에게 / 김 남 조
아무도 안 데려오고
무엇 하난 들고 오지 않은
봄아,
해마다 해마다
혼자서 빈손으로만
다녀가는
봄아,
오십 년 살고 나서 바라보니
맨손 맨발에
포스스한 맨머리결
정년 그뿐인데도
참 어여쁘게
잘도 생겼구나
봄아,
잠시 만난
수삼 년 마른 목을 축이고
잠시 찰나에
평생의 마른 목을 축이고
참시 찰나에
평생의 마른 목을 축이고
봄 햇살 질펀한 데서
인사하고 나뉘니
인젠
저승길 목마름만 남았구나
봄이여
이승에선 제일로
꿈만 같은 햇빛안에
나는 왔는가싶어.....
다시 봄에게
올해의 봄이여
너의 무대에서
배역이 없는 나는
내려가련다
더하여 올해의 봄이여
너에게 다른 연인이 생긴 일도
나는 알아 버렸어
애달픔지고
순정 그 하나로
눈흘길 줄도 모르는
짝사랑의 습관이
옛 노예의 채찍자국처럼 남아
올해의 봄이여
너의 새순에
소금가루 뿌리러 오는
꽃샘눈 꽃샘추위를
중도에서 나는 만나
등에 업고
떠나고 지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