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우면 안개비가 내린다 / 최 옥
삭막하던 벽이
소리도 없이 젖습니다
흔들리던 나무가
흔들림도 없이 젖습니다
모든 것이
조용히, 그 자리에서
젖어 갑니다
그대 마음이
내 마음 깊은 곳에
내릴 때도
꼭 저러했을까요
기척도 없었건만
어느 새 가까웁던 사랑
내 가슴에 스며들 때도
정말 저러했을까요
지금은 없지만
날마다 안개비로 내리는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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