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편지 / 이 해 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 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 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풀물 든 가슴으로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모두 풀빛으로 노래로
물 드는 봄
겨우내 아팠던 싹들이
웃으며 웃으며
올라오는 봄
봄에는 슬퍼도
울지 마십시오
신발도 신지 않고
뛰어내려 오는
저 푸른 산이 보이시나요?
그 설레임의 산으로
어서 풀물 든 가슴으로
올라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