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갈 대

시인묵객 2007. 11. 16. 09:14


 

 

 

 

 

 

갈대     /    김묘숙

 

 

 

 

 

태어날 때부터

삶의 의미를 알고 태어나지 않았네.

 

강물에 쓰러진 술병처럼 허우적거리는

녹엽의 삶, 무엇을 바라 흔들리고

날마다 뒤채며 꺾이는 우리

다만 잃어서는 안 될 몇몇 상실을 떠올리며

그 섬을 찾아 나서네.

 

제마다 가을의 정취로 무르익어 가는 계절

수고론 삶을 갈무리하며

무엇인가 또 허전함에 한잔의 고뇌를 마시며

차디찬 의식의 날 서걱거린다.

 

생을 사랑한 열정이

점점이 바래지는 황혼 녁

홀씨마저 제 갈 길로 날려 보내는

쓸쓸한 갈잎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것은

 

노을 진 하늘 저편

잉태된 우리의 초록 꿈별이 무수히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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