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추석 / 이 효 녕
돌아가는 세월의 일몰 앞에
금방이라도 웃음 내밀려는 한가위 달
가을의 들은 빈들이 아니라서
아주 완전하게 둥글게 만들어
한가위 날까지 채우는 동안
귀향 열차의 흩날리는 기적소리
송편 빗던 어머니는 손길 멈추고
기다림을 더하신다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깊이 패인 주름진 얼굴로
며칠동안 들판에 나가셔서
동부알 햇볕에 고루 말려
푹 고아 놓으시고
고향 뒷동산 밤나무에서
아람 밤 주워 속을 만들어
솔향 가득한 송편 쪄내시며
자식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달디단 사랑의 불씨로
둥그런 보름달을 만드시는가
어쩔 수없이 흘러간
외로운 삶의 변방에서 돌아와
고향의 마루에 걸터앉아
넉넉한 마음으로 보름달 바라보며
어머니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지난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면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
애달픈 열매로 맺히고
어머니 손을 살며시 잡으면
가슴에서 익어가는 어머니 사랑
불 담은 넓은 은총으로
징처럼 찌잉 가슴 울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