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행복은 그다지...

시인묵객 2007. 9. 20. 19:18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 이향아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들떠오른 대낮이 짚재처럼 가라앉고

어두운 골목 질컥이는 길로

헤어졌던 사람들이 모이는 저녁

두근대는 가슴에 손을 얹으면

나는 행복하다

땡삐떼 그 속을 용케 지나서

계절풍에 날아온 그림엽서 한 장

마구 그립다고 박아 쓴 글씨

옛친구의 목소리가 눈물겹게 행복하다

벚꽃이 희게 지던 봄밤

젊음과 꿈밖에는 가진것이 없다면서

사.랑.해.

그 사람이 여윈 손을 내밀었을 때

나는 소리 죽여 울고 싶었다

혹은 슬픔처럼

혹은 아픔처럼

행복은 날마다 몇 번씩 온다


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

행복이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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