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들레 영토 - 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聖스러운 깃발
太初부터 나의 領土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鎭珠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人情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江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原色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

민들레꽃 (조지훈님)
까닭없이 외로울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 버린다. 못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 민들레 전설
대홍수 때 온 천지에 물이 차오자 모두들 도망을 갔는데
민들레만은 발이 빠지지 않아 도망을 가지 못했다.
시뻘건 물이 사납게 밀려왔고 민들레는 그저 벌벌 떨고만 있었다.
이제 물은 발목까지 차올랐다.
얼마나 애가 타고 걱정을 했던지 민들레의 머리는 하얗게 세어 버렸다.
이것이 솜같은 꽃받기 (꽃받침)이다.
"하느님, 저를 살려 주세요! 오, 하느님!"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하늘에 대고 구원을 요청했다.
하느님은 가엾은 민들레를 구해 주기로 했다.
그래서 한 줄기 바람을 보냈다.
하얗게 센 민들레의 씨앗이 바람에 실려 멀리 산 중턱 양지바른 곳으로
날아갔다. 이렇게 해서 민들레는 죽지 않고 이듬해 봄에 다시 태어난
것이다. 민들레는 늘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살았다.
오늘날에도 꽃이 피면 하루 종일 하늘을 우러러보고,
밤이 되면 고개를 숙여 오므라든다는 것이다.
민들레의 꽃말은 하얀 씨들이 흩어져 날아가는데서 비롯된 모양이다.
바깥 쪽에서부터 조금씩 안쪽으로 피어오르는 민들레꽃은
아침의 햇살이 닿으면 핀다. 그리고 해가 짐과 동시에 오므라든다.
때문에 서양에서는 민들레를 "목동의 시계"라고도 부른다.
프랑스에서는 뽀족한 뾰족한 이파리 모양 때문에 "사자의 이빨"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북유럽에서는 꽃받기의 솜털을 단숨에 불어 날려 보내면
그 해에 새 옷을 선물 받을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아이들은 민들레의
꽃받침을 보면 기를 쓰고 불어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