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 이현주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香氣를 맡아준다면 고맙고
黃昏의 어두운 山그늘만이
찾아오는 唯一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면 香氣는 더욱 맵고
외로움으로 꽃잎은 더욱 곱다
하늘 아래 있어 새벽이슬 받고
땅의 心臟에 뿌리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기다리랴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 피우고
불어가는 바람 便에 말을 傳하리라
빈들에 꽃이 피는 것은
보아 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 平生 홀로 견딘 그 아픔의 秘密로
未練 없는 까만 씨앗 하나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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