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12월의 기도 / 목필균

시인묵객 2017. 12. 3. 08:00

 

 

 

12月의 祈禱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壁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無事히 여기까지 걸어 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世上살이

일 秒의 건너뜀도 容恕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 놓습니다.

 

제 얼굴에 責任질 줄 알아야 한다는

知天命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薔薇처럼

질기게도 虛慾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黙黙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反省文을 써 봅니다.

 

追從하는 神은 누구라고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離別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祈禱로 12月을 壁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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