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러브레터 / 장 윤 숙
서랍 속에서 잠자던
빛바랜 편지 한통을 꺼내어
당신의 진심어린 글을 읽습니다
구구절절 푸름으로 써내려간
깨알같은 편지글
실비같은
먼 그리움같은
봄비가 내리는 저녁
빗장을 잠가둔 갈대처럼
서걱이는 마음에
조금은 설레이는 연분홍
가슴을 담게합니다.
열린 창문으로 나폴거리며
날아드는 봄
신선한 기운의 반가움을 보니
마음이 참으로 기쁘고
단발머리
소녀가 된것처럼
붉어져 오는 볼을
꽃샘 바람에게 맡겨봅니다
젊은 날
푸른 꿈을 실어주던 자작나무숲
다정한 바람의 울림처럼
그리움 담은 낡은 편지글이
유난히 하루를 밝히는 날입니다
들꽃처럼 소중하고
순수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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