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이 오면 / 용해원

시인묵객 2015. 9. 3. 08:00

 

메밀꽃

 

 

 

 

가을이 오면 / 용 혜 원

 

 

가을이 오면 같이

걷고픈 사람이 있다

낙엽 지는 길을 걸으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정겹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

 

공원 벤취에서 간간이 웃으며

속삭일 수 있고

낭만이 있는 카페에서

마주 바라보며 갈색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는

파스텔 톤 색감에 젖어들어

편안하고 다정하게 느껴지는 사람

 

함께 머무르고 싶은 시간이

짧기만 하고 아름다운 그리움으로만 남는 이

항상 마음에 여유가 있어

같이 있으면 모든 것이

음악처럼 흐르는 사람이 있다

 

서로의 가슴이 마구 설레고

심장의 고동이 뛰는 것을 느끼면서도

순간의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서로를 아껴주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오색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축복하듯이

떨어져 가는 가을 풍경 깊은 곳에서

마음껏 더 사랑하고 싶다

 

노란 은행잎들이 한결 운치를 더하는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서

서로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싱그럽고 달콤하게

입맞춤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가을날이면 촉촉한 그리움에 젖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낙엽이 쌓여 가는 길을

한없이 끝없이 걷고 또 걷고 싶은 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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