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인연 /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오면 / 용해원 (0) | 2015.09.03 |
---|---|
9월의 기도 / 박화목 (0) | 2015.09.01 |
농가월령가 8월령 (0) | 2015.08.25 |
바다를 담은 일기장 / 노원호 (0) | 2015.08.15 |
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기철 (0) | 201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