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꽃잎 인연 / 도 종 환

시인묵객 2015. 8. 29. 08:00

 

 

 

 

꽃잎 인연 /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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