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바다에서 오는 버스

시인묵객 2012. 8. 22. 19:30

 

 

 

 

바다에서 오는 버스 / 나 태 주

 

 

아침에

산 너머서 오는 버스

비린내 난다

물어보나마나 바닷가

마을에서 오는 버스다

 

바다 냄새 가득 싣고 오는 버스

부푼 바다 물빛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

풍선처럼 싣고 오는 버스

저녁때

산 너머로 가는 버스

땀 냄새 난다

 

물어보나마나 바닷가

마을로 가는 버스다

하루 종일 장터에 나가

지친 아주머니 할머니들

두런두런 낮은 말소리 싣고

지는 해 붉은 노을 속으로

돌아가는 버스다.

 

(시인,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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