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랑의 초상

시인묵객 2012. 5. 3. 19:30

 

 

 

 

 

 

 

사랑의 초상  / 윤 은 경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의 사랑엔

늘 흙이 묻어 있다지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가는

단단히 뭉쳐진 흙덩어리들

머뭇거리며 서로, 손을 찾아 더듬는

어여쁜 몸짓에도 흙냄새가 난다

 

 

흙 묻은 사랑으로 사람들은

서로의 흙에 흙을 섞으며

사랑 한다 사랑 한다 하고

만남은 만날수록 모자란다고

그리움은 그리울수록 그립다고

 

 

가슴 깊이, 흙 묻은 사랑을 걸어

눈물 젖은 손으로 서로를 쓰다듬지만

아무리 애써도 닿지 않는 뿌리

도리 없는 슬픔

 

 

지상은 왜 이리 깊은 것이냐

그대,

몸을 더듬을 때마다 더욱 깊어지는

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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