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수채화

시인묵객 2011. 4. 9. 16:36


 

 

 

 

 

 

 

수채화 / 박 영 숙

 

 

 

 

 

살가운 햇살이

초록 빛 쓰다듬고 있을 때

뛰는 심장

 

하늘에 펼쳐 놓고

지우고 또 그려온

한 폭의 수채화

이마의 주름살 속으로

 

꽃물 드는

저 노을빛은

어느 이름 없이 죽어간

미술가의 영혼일까

 

시시각각 변해가는

빛의 연출

주황빛 물드는

빈 뜰에서

색깔들에 몸을 적시노라면

그리운 목소리

하늘가에 펼쳐놓고 나를 부른다.

 

가슴에 물들던

첫 사랑의 눈빛

순간에서

영원을 향하던

무언의 약속

 

한 송이 꽃잎처럼

하루의 생이 쓰러지는 자리에

저 고운 색깔 담아

오늘을 색칠 하노라면

 

노을이 사라진 자리에

그리움처럼

빤짝이는 초저녁 별 하나

내 가슴에

화살처럼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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