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 / 최 옥
안개꽃을 안고서
어떻게 말할까 망설일 때
나보다 안개꽃이 먼저
떨고 있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너는 가리라
햇살이 이슬같은 너를 깨워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고 말리라
맑은 물방울 같은 너의 마음
시냇물 강물에 섞여
내가 닿을 수 없는 바다로
흘러가고 말리라
말하자, 지금
지금 말해야만 한다
햇살보다 먼저 바다보다 먼저
그러나 안개꽃에 둘러싸인 장미처럼
나는 언제까지나
얼굴만 붉어지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