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이 오면 나는

시인묵객 2008. 3. 3. 23:25


 

 

 

 

 


봄이 오면 나는   /  이 혜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여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 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여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 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랴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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