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벗하 나 있었으면

시인묵객 2008. 2. 21. 00:29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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