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 설날 / 박 해 옥
민들레 풀 씨로 날아갔던 자식들이
꽃 몇 송이 환하게 피워 앞장세우고
마당귀로 들어서는 까치설날
아픈 다리 같은 막내딸도 이름자 큼지막한 아들도
구두를 벗고 고향집 아랫목에 들면 모두 아이가 된다
마당 쪽에서 어무니 삐삐
부엌 쪽에서도 어무니 삐삐
예제서 천세 나게 불리니
하 아! 날개가 돋친 구순의 어머니
놀부가 흥부네 화초장 뺏어지고 가는 걸음새다
고방채 추녀 끝에 한 풍경 내 걸렸다
명문세도가 조 아무개 후손들이
대 꼬챙이에 아가미가 꿰어서도 꼿꼿한 저 기품
바람이 지날 적마다 비릿한 파도 소리를 낸다
현관식구도 대만원이다
문수가 없는 꼬까신부터
보트 만한 운동화에 구두까지
몇몇은 모로 눕고 몇몇은 업어져서
한 품의 형제답게 잠든 모양새 정겹다
청량한 밤 기운에 불려나가
식혜 한 대접 들고 장간에 서니
볍씨 같은 밤별이 내려와 밥알로 동동 뜨는
섣달그믐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