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가을에, 사랑하는 이여 / 현연옥
햇살이 출렁이는 가을날
사랑하는 이여 우리 차 한잔해요
국화향기 진한 정오의 푸른 창공
한 줄 시어를 엮어 가을빛 흐르는
세레나데 한 곡 띄우고 싶습니다
이 가을엔
무거운 걸음 잠시 쉬어요
나른한 마음 저 들풀처럼 삭히며
가을 냇물 소리 같은 노래와
뽀얀 손등 같은 따스함을 느껴야 합니다
산은 저리도 붉게 타오르는데
지금 우린 먼 나무로 서 있을지라도
내 안에 있는 이여, 가을엔 이 가을엔
옹달샘 같은 그윽한 마음으로
낙엽 우린 찻물을 끓이며 노을빛 닮은
사랑을 마셔야 합니다
비껴가는 햇살 가을 의자에 깔아
그대와 나 가을나무 처럼 깊어
우리 사랑 영원히, 영원히
내 사랑하는 이여,
이 가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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