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알고싶어요'는 황진이

시인묵객 2007. 4. 6. 00:13


 

'알고싶어요'는 황진이 시를 번안한 게 아니라 양인자라는 분의 오리지날 창작 가사이옵니더. 황진이가 썼다는 그 7언율시는 '이재운'이란 분이 '알고싶어요'를 한시로 바꾼 것입니더. 이 분은 '소설 토정비결', '연암 박지원' 등 많은 역사 소설을 썼고 실제 토정 이지함의 후손이기도 합니더.  그의 작품은 역사소설이지만 모두 픽션인 게 특징인 데 위의 7언율시도 1995년 주간조선에 역사 뒤집어보기 '청사홍사'를 쓰면서 황진이편에서 황진이가 동선이를 시켜 한양에 있는 '소세양'이란 양반에게 보내는 사모곡으로 써먹기 위해 '알고싶어요'를 한시로 번역한 것입니더. 물론 양인자님의 사전 동의를 얻고서 그랬다지비. 이상은 양인자님이 직접 밝힌 내용입니더. 아래에 황진이가  소세양을 위해 지은 한시를 하나 소개하옵니더.  소세양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시입니더...조선 중종시절 이 땅의 수많은 영웅호걸, 풍류묵객들을 농락하고 38세로 요절한 황진이지만 일생을 거쳐 사랑한 이가 바로 소세양이라 합니다.  30년 면벽수행을 자랑하는 만석선사를 웃음 하나로 단칼에 파계시키고, 어떤 여색에도 미동도 않던 벽계수 이창곤을 달밤에 만월대로 유혹하여 한 수의 시조로 묵사발을 만든 황진이... 죽어서도 이름 하나로 평안감사 백호 임제를 파직케 하여 결국 낙향하여 요절케 한 이 남자 킬러도 두 손 두 발 들게 만든 남자가 둘 있었으니 서화담과 소세양이 그들이었다 안캅니까,,,  절색가인의 온갖 유혹에도 굴복 않은 서화담은 인격체로서 경외감과 존경심의 대상이었지만 단지 30일의 짧은 사랑만으로 평생을 남성으로 그녀를 사로잡았던 이가 바로 소세양이라 하지예.. 날고 긴다는 조선 유객들을 때로는 문재로, 때로는 색기로 하나하나 능멸과 농락으로 쓰려뜨렸던 천하절색 황진이를 단30일만에 쓰러뜨린 소세양의 매력은 과연 어디 있었을까예...??? 6년 동거한 당대 명창  이사종에게서도 이 조선 최고의 명기가 못찾았던 '남성'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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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下庭梧盡 (월하정오진) 달빛어린 뜰에는 오동잎 지고
霜中野菊黃 (상중야국황) 서리속에 들국화 시들어 가네
.樓高天一尺 (누고천일척) 누대는 높아서 하늘에 닿고
相盞醉無限 (상잔취무한)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구나.
 流水和琴冷 (유수화금냉) 차가운 물소리는 거문고 소리
梅花入笛香 (매화입적향) 피리에 감겨드는 그윽한 매화 향기
今日相別後 (금일상별후) 오늘 우리가 헤어진 후면
憶君碧波長 (억군벽파장) 그리움은 강물처럼 한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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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시/ 黃眞伊 노래 / 이선희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무슨 생각 하세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 나를 만나 행복 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마만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 바쁠 때 생각해도 제 생각이 즐겁나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다운가요?
 

蕭寥1)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 쓸쓸한 달밤 무엇을 생각 하시는지요?
1) 소요(蕭寥) : 쑥 소(蕭), 쓸쓸할 요(寥). 휑하니 쓸쓸한 밤을 의미한다.
寢宵轉輾2)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 뒤척이는 잠자리 꿈도 생시인양...
2) 전전(轉輾) : 구를 전(轉), 구를 전(輾). 누워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임.
問君有時錄忘言3)(문군유시녹망언) : 때론 제 얘기도 적어보시는지 그대에게 묻습니다.
3) 망언(忘言) : 잊을 망(忘), 말씀 언(言). 잊은 얘기, 즉 지난 날 나누었던 정담.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 이 생의 연분 과연 그대는 믿나요?
悠悠4)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 아득한 그대 생각하다보면 의문이 가시질 안아요.
4) 유유(悠悠) : 멀 유(悠). 먼 모양. 아득한 모양.
日日念我幾5)許量(일일염아기허량) : 매일 매일 제생각 얼마만큼 많이 하나요?
5) 기(幾) : 몇 기(幾). 몇, 얼마나. 거의 얼마나.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 바쁜 때 날 돌아보라시면 괴롭나요 즐거운가요?
喧喧6)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다운가요?
6) 훤훤(喧喧) : 떠들 훤(喧). 떠드는 모양, 짖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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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어요/황진이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오신지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듯 생시인듯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보시는지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멀리 계신 님 생각, 끝없어도 모자란듯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 하루 이 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쁜 중 돌이켜 생각함이라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온지요


알고 싶어요 / 이선희

달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깊은 밤에 홀로 깨어 눈물 흘린적 없나요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나를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마큼 많이 하나요
내가 정말 그대의 마음에 드시나요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바쁠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

내가 많이 어여쁜가요 진정 날 사랑하나요
난 정말 알고 싶어요 얘기를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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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양[蘇世讓] 1486(성종 17)~1562(명종 17). 조선 전기의 문신.
본관은 진주. 자는 언겸(彦謙), 호는 양곡(陽谷)·퇴재(退齋)·퇴휴당(退休堂). 1509년(중종 4) 식년문과에 급제했다. 정자·주서·정언 등의 벼슬을 거쳐 수찬으로 있으면서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顯德王后)의 복위를 건의하여 현릉(顯陵)에 이장하고, 대묘(大廟)에 위패를 두도록 했다. 1514년 사가독서(賜暇讀書)했으며, 이조정랑·교리·직제학 등을 거쳐 사성이 되었다. 그뒤 왕자의 사부(師傅)와 승지 등을 지내고, 전라도관찰사로 나갔으나 1530년 왜구에 대한 방비를 소홀히 했다 하여 파직되었다가 이듬해 다시 기용되어 형조판서에 올랐다. 1533년 지중추부사로 있으면서 진하사(進賀使)로 명나라에 다녀온 뒤, 1535년 형조판서·호조판서, 1537년 병조판서·이조판서를 거쳐 우찬성이 되었다. 1538년 성주사고(星州史庫)가 불에 타자 중종의 명으로 춘추관(春秋館)의 실록을 베껴 다시 봉안했다. 1545년(인종 1) 대윤(大尹) 일파의 탄핵으로 벼슬에서 물러났으나, 명종이 즉위한 뒤 을사사화로 윤임(尹任) 등이 몰락하자 다시 기용되어 좌찬성을 지냈다. 사직한 뒤에는 익산에 머물면서 여생을 마쳤다. 율시(律詩)에 뛰어났고 송설체(松雪體)의 글씨를 잘 써서 필명이 높았다. 익산 화암서원(華巖書院)에 제향되었다. 저서로는 〈양곡집〉이 있으며, 글씨로는 임참찬권비(任參贊權碑)와 소세양부인묘갈(蘇世良夫人墓碣) 등이 있다.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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