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 이 문 조
땅에서 뒹굴기만 하던
굼벵이
땅바닥에서 기기만 하던
지렁이
날개가 나서 날아다닌다면
기분이 참 좋을 거야
너무 좋아 죽을 거야
하늘을 날던 잠자리
하늘을 훨훨 날던 새
날개가 퇴화되어
땅바닥에 기어 다닌다면
기분이 더러울 거야
죽고만 싶을 거야
인생의 무대에선
이런 일은 다반사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지
인생은 새옹지마
너무 기뻐도 말고
너무 슬퍼도 마세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