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 / 임 보
나무는
한 자리에 서 있어도
잎으로 끝없는 바람의 노를 저어
푸른 입김을 대기에 가득 심는다.
나무는
기교의 손이 없어도
긴 여름 먼 일광(日光)의 끈들을 뽑아
생명의 주머니를 곱게 짠다.
그대 보고 듣고 움직이는
교만한 자여,
나무는
발도
눈도
귀도 없이
그대가 서 있는 바로 여기까지
이렇게 이미 와 있다.
(시인, 1940-)
나 무 / 임 보
나무는
한 자리에 서 있어도
잎으로 끝없는 바람의 노를 저어
푸른 입김을 대기에 가득 심는다.
나무는
기교의 손이 없어도
긴 여름 먼 일광(日光)의 끈들을 뽑아
생명의 주머니를 곱게 짠다.
그대 보고 듣고 움직이는
교만한 자여,
나무는
발도
눈도
귀도 없이
그대가 서 있는 바로 여기까지
이렇게 이미 와 있다.
(시인,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