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에서 / 윤 정 숙
그대가 보이지 않기에
빈 방인 줄 알았습니다
그대 숨결 옷자락에
모서리 창가
자리 잡은 작은 화분 위로
동그마니 앉은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대가 보이지 않기에
빈 방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움이 낯설어
자리한 하늘
숨이 꽉찬 세월 말없이
그대가 뒤따르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창가에 앉아 다듬은 외로움
그대
닮은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눈앞이 뿌옇게 흐려짐은
왜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