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빈 방에서

시인묵객 2012. 7. 16. 19:30

 

 

 

 

빈 방에서 / 윤 정 숙

 

 

그대가 보이지 않기에

빈 방인 줄 알았습니다

 

그대 숨결 옷자락에

모서리 창가

자리 잡은 작은 화분 위로

동그마니 앉은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대가 보이지 않기에

빈 방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움이 낯설어

자리한 하늘

숨이 꽉찬 세월 말없이

그대가 뒤따르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창가에 앉아 다듬은 외로움

그대

닮은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눈앞이 뿌옇게 흐려짐은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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