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시인묵객 2012. 7. 18. 19:30

 

 

 

 

꽃 / 김 춘 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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