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대 보름달

시인묵객 2012. 2. 6. 09:00

 

 

 

 

 

대 보름달  /   이 향 아

 

 

 

 

아파트 배란다에 보름달이 찾아왔다

들판과 바람 속을 거슬러 오느라

달이 창백하다

달이 어색하다

보름달은 피고처럼 떠 있다

 

세상의 어디로도 갈 수 없어서

만인의 소원이 밀물 같아서

얼굴을 붉히고 귀를 막았는지

눈치를 보면서 둥더렇게 떠 있다

 

다 안다 걱정하지 말거라

동네 개들은 짖지 말거라

오늘밤은 다만 대보름달을

넋 놓고

오래 오래 바라보련다

 

당신이 신가

달이 신가

대보름달이 신가

미안해서 미안 해서

다만 올려만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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