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미움도 부는 바람 / 안 효 순
바다는 파도를 일으킨
바람에 사는가,
잔잔할 수 없는 이 마음도
바람을 기다리는 호수 같아라.
바람이 침묵한 방 안의 답답한 꽃이여
높은 산에 피어서
서늘한 바람에 나부끼고 싶지 않은가.
사랑도 미움도
누가 누구에게 부는 바람.
아무도 거들떠보는 이 없는
숨막힌 사람이야
꽃이 미칠 듯이 춤추는
얄미운 바람도 좋으리.
바람 타지 않는 바위여
그대는 스스로 절대 고독을 부르나니
나는
네가 되지 않으리
바람 속에 어울려 사는 세상
미풍에 쉽게 응답하다
강풍에 목이 부러져도
이 바람 저 바람에 춤추다 갈
갈대꽃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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