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풍경

시인묵객 2011. 3. 18. 19:51


 

 

 

 

 

 

 

풍경(風磬) / 최 광 림

 

 

 

손 흔들지 않아도

우는 것이 어디 저것뿐이랴,

시계(視界) 밖을 떠돌며

혼 불로 이는 풍경소리

 

여명보다 먼저 온

아침을 불러

이슬 젖은 촉촉한 눈매로

풀꽃의 이름이나

대 바람소리 한 자락 불러들이면

그 속에

온 우주가 내려앉는다

 

보아라,

소실로써 아름다운

저 울음의 끝은 어디냐

단정학(丹頂鶴)이 되어

비상하는 이 심연의 낮은 음계

 

잃어버린 나를 찾는

회귀선의 돛대

그렇다,

 

눈물겨운 몸부림에 흐느낌으로 정복해야 할

모태(母胎)로의 회귀

비원에 타는 목마름

청산에 불이 붙고

 

얼싸한 몸부림이 호곡(號哭)으로 지는 날

그대 정녕

소리 내지 않아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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