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 / 최 광 림
손 흔들지 않아도
우는 것이 어디 저것뿐이랴,
시계(視界) 밖을 떠돌며
혼 불로 이는 풍경소리
여명보다 먼저 온
아침을 불러
이슬 젖은 촉촉한 눈매로
풀꽃의 이름이나
대 바람소리 한 자락 불러들이면
그 속에
온 우주가 내려앉는다
보아라,
소실로써 아름다운
저 울음의 끝은 어디냐
단정학(丹頂鶴)이 되어
비상하는 이 심연의 낮은 음계
잃어버린 나를 찾는
회귀선의 돛대
그렇다,
눈물겨운 몸부림에 흐느낌으로 정복해야 할
모태(母胎)로의 회귀
비원에 타는 목마름
청산에 불이 붙고
얼싸한 몸부림이 호곡(號哭)으로 지는 날
그대 정녕
소리 내지 않아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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