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견디다.

시인묵객 2007. 12. 21. 22:48


 

 

 

 

 

 

 

견디다   /   천양희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황새와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는 낙타와

 

일생에 단 한 번 울다 죽는 가시나무새와

 

백년에 단 한 번 피우는 용설란과

 

한 꽃대에 삼천 송이 꽃을 피우다

하루만에 죽는 호텔펠리니아 꽃과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디다 스물다섯 번 허물 벗고
성충이 된 뒤 하루만에 죽는 하루살이와

 

울지 않는 흰띠 거품벌레에게

 

나는 말하네

 

견디는 자만이 살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그토록 견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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