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각 / 신 영
흙내 가득한 마당 가에는
밤새 잠자던 쥐 떼들 서성이고
주인 몰래 숨겨놓은 땅콩 알갱이
또르르 구르는 소리에 깜짝 놀랍니다
얼기설기 엮어진 멍석마다
울긋불긋 펄떡이는 고추들이
한낮의 태양 볕에 익어가고
파란 하늘에는 고추잠자리 춤을 춥니다
바람이 한 번씩 찾아와
코스모스 흔들고 지날 때면
뒤 곁에 자리 잡은 늙은 밤나무
툭툭 대며 알밤들이 하나 둘 뛰쳐나옵니다
사립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울타리
대추나무 한 그루 장독대 기대어서
파란 대추 알에 붉게 물들여오고
통통거리며 장독 뚜껑을 두드립니다
어슴푸레 흐르는 가을밤의 구름은
잠자던 귀뚜라미 찌르르 부르고
간간이 비치는 달빛에 그리움이
꿈실대며 바람 소리 따라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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