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바라기 / 김 정 선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죄 사함이었을까
산모퉁이 돌아서면 누군가 쌓아올린 돌탑
그 모진하나 하나의 상흔들에
내 사랑도 박힌 돌이고 싶다
옛사랑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이
어느 하늘에 닿아
그리운 님 보고 싶을 때
쏟아지는 찬란한 별로 돋아날 수만 있다면
몽당연필 혓바닥이 아리도록
연서(戀書) 한 장 써 들고
바라기 바라기 별 바라기 되어
하염없이 그 자리로만 도는 탑돌이이고 싶다
잊혀 지고 지워져 가는 것이 천형인 듯
너나없이 바쁘게 떠나가는 사람들 속으로
쓸쓸하게 낙엽마저 우수수 지고
상실 위한 이별들로 만연한 이 세상
나 하나쯤이라도
세상에 마지막 위안거리로
내내 너만을 바라보는 별 바라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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