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크리스마스에게 띄운 편지

시인묵객 2010. 12. 26. 17:17


 

 

 

 

 

 

 

크리스마스에게 띄운 편지   / 김 하 인· 시인이며 소설가,

 

 

 

 

지난 일 년 동안 모아온

햇빛과 꽃과 강 풍경을 담아 보내드립니다.

허틈 없이 아껴 아껴 모아온 제 미소와 웃음소리,

그리움을 보내드립니다.

이것을 가지고 당신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꾸미세요.

당신 마음을 따스하고 빛나게 해줄 장식으로 써주십시오.

 

당신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창가에 홀로 서서 촛불 모아들고

전 당신 행복함을 기뻐하겠습니다.

사랑한다는 건 한 사람이 어둠을 지켜내는 것만큼

한 사람이 불빛처럼 따스해지는 것임을 압니다.

그러기에 두 사람이 행복하기에 모자라는 기쁨이라면

오롯이 전 당신이 제 기쁨을 아낌없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빛과 함께 태어나고

웃음소리 속에서 당신 은종이 울렸으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당신 파티가 끝난 뒤

제 눈물 한 방울도 묻어 있음을 눈치 채주셨으면 합니다.

일 년 내내 당신만을 지켜보다가 맺힌 눈물 중에 한 방울입니다.

 

그 이외엔 크리스마스 전부가 기쁨과 즐거움으로

당신 충만 될 수 있다면 전 성탄 트리가 되어

당신 창문 밑을 밤새워 지킬 겁니다.

이렇게 당신 가까이 있고 당신을

제가 사는 이 세계 한 모퉁이에 보내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모를 제 사랑을 자축합니다.

제가 당신의 크리스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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