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성탄절을 앞두고

시인묵객 2010. 12. 24. 20:05


 

 

 

 

 

 

 

성탄절을 앞두고   /   박 목 월·시인, 1916-1978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내외가

돋보기를 서로 빌려가며

성경을 읽었다.

 

눈이 오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마태복음 1장 2장

읽을수록

그 신비

그 은총

너무나 감사해요.

아멘.

 

그리스도의 탄생 안에서

우리는 거듭나고

차분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었다.

 

이 연령에

범죄할 리 없을 것 같다.

그럴수록 남은 여생을

얼룩 없이 살기를 다짐하며

우리들의 앞길에도

순결한 축복의 눈이 쌓이고

깨끗하기를 간구한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까왔군요.

그렇군.

올해 성탄절에는 성가대에 끼어

우리도 큰 소리로

구주 예수 오셨네를 부르며

골목을 누벼볼까요.

 

함박눈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벌써부터

성탄절 새벽의

경건한 아침 공기가

방 안에 서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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