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 강 세 화
가을이 온다고
그냥 마음이 흔들릴까
벗어나도 늘 상 그 자리인
세상 인연(因緣)을 비집고
어느 날
퀭한 눈으로
내게 오는 너는 누구냐
마른 잎사귀처럼
뒤척이는 베개머리
이 밤새고, 어느 들녘 끝
구름으로 피어날까
때없이 뒤돌아 보이는
기억들이 남아서
가을이 간다고
그냥 가슴이 아프겠는가
떨쳐나서고 싶은 일
맘놓고 잊어버리고
알몸의
저 맑은 하늘을
조금만 더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