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에

시인묵객 2010. 10. 13. 12:35


 

 

 

 

 

 

 

가을에  / 강 세 화


 

 

 

가을이 온다고

그냥 마음이 흔들릴까

 

벗어나도 늘 상 그 자리인
세상 인연(因緣)을 비집고
어느 날
퀭한 눈으로
내게 오는 너는 누구냐

 

마른 잎사귀처럼
뒤척이는 베개머리
이 밤새고, 어느 들녘 끝
구름으로 피어날까

 

때없이 뒤돌아 보이는
기억들이 남아서

가을이 간다고

그냥 가슴이 아프겠는가

 

떨쳐나서고 싶은 일
맘놓고 잊어버리고
알몸의
저 맑은 하늘을
조금만 더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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