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 안부를 묻다

시인묵객 2010. 10. 9. 12:22

 

 

 

 

 

 

가을 안부를 묻다   /  윤 정 옥


 

 

 

네 뜨락은 안녕한지
참흙 속 꽃들 뿌리는 건강한지
튼실한 씨들 까맣게 눈 빛내고 있는지

 

언제였던가, 지친 방문객 하나 돌려보낸
그 손 여전한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대문을 고쳐 닫던
변함 없는 삶의 야경꾼

 

생의 문틀 속으로 들어가
뒷 주머니에 곡자를 꽂고 늘 수직만을 그어댔지

 

모든 곡선과 점선을 지우며 바라보던 눈
다가갈 수 없는 네 마음의 변방을 빙 돌아서

나 여기 와 있는데

그리움이 빠져나간 잎들
참으로 슬프게 붉어지는데

 

네 뜨락의 가을은 어떻게 오는지
접어둔 안부를 펼쳐 너에게 묻는다

 

늦가을, 박하 향 같은 바람이 좋다던
너에게 시린 맨발의 가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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