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시인묵객 2010. 7. 20. 15:48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  채 련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보고싶었다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고 싶었다는 말 한마디로

마른눈의 진물을 닦을 수 없음이지요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그리웠다는 말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낱같은 기다림으로 골진 이 날숨

그대의 거울 속에 비추고 있음이지요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덧없는 세월 탓하지 않기로 해요

가려진 안개의 성을 더듬기 보다는

가야 할 내일이 짧고도 멀음이지요

 

다만, 이것만은 다짐합니다.

동행하는 사랑만이 희망이라고

두 손 꼭 잡고 놓지 않을 거라고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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