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의 고백

시인묵객 2009. 11. 4. 09:45


 

 

 

 

가을의 고백  / 이 효 녕

 

 

 

낙엽이 떨어지는 거리에 서서

제 두 눈을 바라 보아주세요

 

차가운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가을

하지만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하늘에서 떠도는 하얀 구름

한 조각 떼어내 몸에 묻고 싶어

단풍든 나무 사이로 고개 내민 반달

당신의 마음과 영혼을 살펴보고 있는데

나 혼자 왜 가슴이 뜨거워지는지요

 

밤이면 찾아오는 외로움

너의 앞에서 나는 타오르고 싶어요

 

창밖의 가을 추억은

책갈피 속 낙엽으로 끼어 놓은 지 오래인데

떨어지는 잎새들과 함께

서러운 뼈만 남기고 가는 운명

슬픔을 고백하여 잎새로 새기는 날

내 눈물은 얼마나 흘러야 네가 오는지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지만

주소를 잃어 버려 부치지 못하지만

외로운 시간에 절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 삶을 모두 뜨겁게 받아주세요

 

내 마지막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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