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고백 / 이 효 녕
낙엽이 떨어지는 거리에 서서
제 두 눈을 바라 보아주세요
차가운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가을
하지만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하늘에서 떠도는 하얀 구름
한 조각 떼어내 몸에 묻고 싶어
단풍든 나무 사이로 고개 내민 반달
당신의 마음과 영혼을 살펴보고 있는데
나 혼자 왜 가슴이 뜨거워지는지요
밤이면 찾아오는 외로움
너의 앞에서 나는 타오르고 싶어요
창밖의 가을 추억은
책갈피 속 낙엽으로 끼어 놓은 지 오래인데
떨어지는 잎새들과 함께
서러운 뼈만 남기고 가는 운명
슬픔을 고백하여 잎새로 새기는 날
내 눈물은 얼마나 흘러야 네가 오는지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지만
주소를 잃어 버려 부치지 못하지만
외로운 시간에 절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 삶을 모두 뜨겁게 받아주세요
내 마지막 고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