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랑했으므로

시인묵객 2009. 11. 2. 09:39


 

 

 

 

 

사랑했음으로   /    이 민 숙

 

 

 

 

사랑했음으로

그대를 사랑했음으로

 

지는 노을처럼 붉은 눈물로 져도

낙엽처럼 계절의 등 뒤로 떠난다 해도

사랑했음으로 행복했노라

말할 수 있어야 하네

 

욕심 욕망 채우려면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아 둬야 하는데

새장 속에 갇힌 새는

갇힌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네

 

멀리 날아가는 새도

둥지를 사랑하면

다시 꼭 돌아오는데

 

정말 사랑했노라 생각 들면

어느 먼 곳에 있다 해도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사랑에 동반된

절반의 그리움 가슴으로 녹이며

쓰러져 우는 별빛처럼

슬퍼하지 말아야 하네

 

사랑은 욕심으로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믿음이란 다리를 건너 하나가 될 때

튼튼한 울타리가 생기고

저절로 단내 달고 피어오른

사랑 꽃을 볼 수 있다네

 

진통 없이 시작되는 사랑은 없다네

사랑했음으로

진정 사랑했음으로

행복했노라 말할 수 있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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