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의 꿈 / 도 종 환
나뭇잎은 사월에도
청명과 곡우 사이에
돋는 잎이 가장 맑다
연둣빛 잎 하나하나가
푸른 기쁨으로 흔들리고
경이로움으로 반짝인다
그런 나뭇잎들이
몽글몽글 돋아나며 새로워진 숲
그런 나무들이 모여 이룬 산은
어디를 옮겨놓아도 한폭의 그림이다
혁명의 꿈을 접은지는 오래되었지만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버린 건 아니어서
새로운 세상이 온다면
꼭 사월 나뭇잎처럼
한순간에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었으면 싶다
이 세상 모든 나무들이
가지마다 빛나는 창을 들어
대지를 덮었던
죽음의 장막을 걷어내고 환호하듯
우리도 실의와 낙망을 걷어내고
사월 나뭇잎처럼
손사래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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