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끝의 노래 / 김 용 택
섬.진.강.의. 끝.
하.동.에. 가. 보.라.
돌멩이들이 얼마나 많이 굴러야
저렇게 작은 모래알들처럼
끝끝내 꺼지지 않고
빛나는 작은 돌들을 갖게 되는지
겨울 하동에 가 보라
물은 또 얼마나 흐르고 모여야
저렇게 말없는 물이 되어
마침내 제 몸 안에 지울 수 없는
청청한 산 그림자를 그려내는지
강 끝
하동에 가서 모래 위를 흐르는
물가에 홀로 앉아
그대 발밑에서 허물어지는 모래를 보라
바람에 나부끼는 강 건너 갈대들이
왜 드디어 그대를 부르는 눈부신 손짓이 되어
그대를 일으켜세우는지
왜 사랑은 부르지 않고
내가 가야 하는지
섬진강 끝 하동
무너지는 모래밭에 서서
겨울 하동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