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강 끝의 노래

시인묵객 2009. 3. 3. 09:55


 

 

 

 


강 끝의 노래   /   김 용 택


 

 

섬.진.강.의. 끝.
하.동.에. 가. 보.라.

돌멩이들이 얼마나 많이 굴러야
저렇게 작은 모래알들처럼
끝끝내 꺼지지 않고
빛나는 작은 돌들을 갖게 되는지

 

겨울 하동에 가 보라

물은 또 얼마나 흐르고 모여야
저렇게 말없는 물이 되어
마침내 제 몸 안에 지울 수 없는
청청한 산 그림자를 그려내는지

 

강 끝
하동에 가서 모래 위를 흐르는

물가에 홀로 앉아
그대 발밑에서 허물어지는 모래를 보라


바람에 나부끼는 강 건너 갈대들이
왜 드디어  그대를 부르는 눈부신 손짓이 되어
그대를 일으켜세우는지

 

왜 사랑은 부르지 않고

내가 가야 하는지

 

섬진강 끝 하동
무너지는 모래밭에 서서
겨울 하동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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