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띄우는 편지 / 박 해 옥
내 편지는
밤 새워 썼어도 늘 백지였다
백지 편지를 고이 접어
하늘 특별시
번지는 없음이라고 써서
석등처럼 서 있는 우체통에 넣고 나면
밤 별들이 파랗게 웃곤 했었다
소나기가 후드득 스쳐도
젖지 않았을 내 편지는
달포 해포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찬이슬 맞아도 별인 너는
나의 나아종 지닌 이기에
답장이 없어도 고깝지 않아
달빛이 통밤을 지켜주는 밤이면
나는 잠들지 못하고
조곤조곤
또 너에게 편지를 쓴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하늘에 보내는 편지 (0) | 2008.11.13 |
---|---|
당신은 내 소중한 편지입니다 (0) | 2008.11.12 |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0) | 2008.11.10 |
가을 햇볕에 (0) | 2008.11.09 |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0) | 2008.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