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하늘로 띄우는 편지

시인묵객 2008. 11. 11. 16:19


 

 

 

 

 

 

 

하늘로 띄우는 편지  /  박 해 옥

 

 

 

내 편지는
밤 새워 썼어도 늘 백지였다

 

백지 편지를 고이 접어
하늘 특별시
번지는 없음이라고 써서

석등처럼 서 있는 우체통에 넣고 나면
밤 별들이 파랗게 웃곤 했었다

 

소나기가 후드득 스쳐도
젖지 않았을 내 편지는
달포 해포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찬이슬 맞아도 별인 너는
나의 나아종 지닌 이기에
답장이 없어도 고깝지 않아

 

달빛이 통밤을 지켜주는 밤이면
나는 잠들지 못하고
조곤조곤
또 너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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