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어머니

시인묵객 2008. 5. 9. 07:14


 

 

 

 

 

 

어머니       /     오 세 영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 꽃 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 한 살 적 어머니는

노란 국화꽃이셨다.

어두운 가을 저녁 홀로

등불을 켜 드는,

 

그녀의 육신을 묻고 돌아선

나의 스물 아홉 살,

어머니는 이제 별이고 바람이셨다.

내 이마에 잔잔히 흐르는

흰 구름이셨다.

 

 

 

오세영 시집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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