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5월의 시

시인묵객 2008. 5. 7. 01:04


 

 

 

 


 

 

 

5월의 시   /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 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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