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11월의 노래

시인묵객 2007. 11. 24. 00:31


 

 

 

 

 

 

 

11월의 노래  /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 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 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 옷에 붙은 풀씨 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 김용택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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