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그리운 당신이 오신 다니

시인묵객 2007. 7. 20. 00:06


 

 

 

 

 

그리운 당신 오신 다니   /  안도현

 

 

 

그리운 당신 오신 다니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만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 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있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자리에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끈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아, 바로 당신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은 강가에 나가 쌀을 씻으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리운 당신이 오신 다니
그리운 당신이 오신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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