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무심천

시인묵객 2007. 6. 13. 00:20

 

 

 

 

무심천   /   도종환 
 

 

한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인연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다면

 

이 세상사는 동안엔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어긋나고 어긋나는 사람의 매듭 다 풀어 물살에 주고
달맞이꽃 속에 서서 흔들리다 돌아보시게
 
돌아서는 텅 빈 가슴으로 바람 한 줄기 서늘히 다가와 몸을 감거든
어찌하여 이 물이 그토록 오랜 세월

무심히 흘러오고 흘러갔는지 알게 될지니
아무것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욕심 다 버린 뒤 저녁 하늘처럼 넓어진 마음 무심이라 하나니
다 비워 고요히 깊어지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아름다운..  (0) 2007.06.14
그대를..  (0) 2007.06.14
차라리....당신  (0) 2007.06.12
사랑한다는것  (0) 2007.06.11
우리가서로..  (0) 2007.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