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2월의 편지/홍수희

시인묵객 2019. 2. 8. 12:29

 

 

2월 편지 / 홍수희

 

어딘가 허술하고 어딘가 늘 모자랍니다

하루나 이틀

꽉 채워지지 않은 날수만 가지고도

2월은 초라합니다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 틈새로 가까스로

걸려 있는 날들이여,

꽃빛 찬란한 봄이 그리로 오시는 줄을

알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1년 중에 가장 초라한 2월을

당신이 밟고 오신다니요

어쩌면 나를 가득 채우기에 급급했던 날들입니다

 

조금은 모자란 듯 보이더라도

조금은 부족한 듯 보이더라도

사랑의 싹이 돋아날 여분의 땅을 내 가슴에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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