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의 시/ 문정희
빛은 해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대 손을 잡으면
거기 따스한 체온이 있듯
우리들 마음속에 살아있는 사랑의 빛을 나는 안다
마음속에 하늘이 있고 마음속에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사랑이 있어
어둡고 추운 골목에는
밤마다 어김없이 등불이 피어난다.
누군가는 세상은 추운 곳이라고 말하지만
또 누군가는 세상은 사막처럼
끝이 없는 곳이라고 말하지만
무거운 바위틈에서도 풀꽃이 피고
얼음장을 뚫고도 맑은 물이 흐르듯
그늘진 거리에 피어나는 사랑의 빛을 보라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을 보라
]우리 마음속에 들어 있는 하늘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아니면 어두운 밤에
누가 저 등불을 켜는 것이며 세상에 봄을 가져다 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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