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도종환

 

 

 

겨울나무 / 도종환

 

잎 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 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冷冷한 바람 앞에서 서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 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山脈의 큰 줄기도

그 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失敗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

 

이웃 山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靑春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時代를 빼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