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오광수

시인묵객 2017. 1. 30. 08:00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오광수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면

당신의 곱고 하얀 마음을

눈 속에서 찾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더 하얗게 되면

당신의 그 고운 마음씨들이

하얀 꽃가루처럼 날아가서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숨어 버릴 테지요.

 

개울물이 꽁꽁 얼어 버리면

당신의 맑은 노래 소리를

겨울 내내 듣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더 반짝거리면

당신의 그 맑은 노랫소리는

퐁당 깊은 물속에 들어가서

물고기들의 자장가로 변해 버릴 테지요.

 

찬바람이 씽씽 불어버리면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하늘에서 볼 수 없을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너무 추우면

당신이 베푸는 따스함 들이

살금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어린이들의 말동무가 되어 있을 테지요.

 

 

오광수 시인

출생 : 1953년 3월 18일

출신지 : 충청남도 논산

직업 : 시인

학력 : 중앙대학교

데뷔 : 2000년 계간 대한문학세계 시 등당

경력 : 경향신문 주말팀장

대표작 : 시는 아름답다 그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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